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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2월

Cover Image  for 첫 12월

달곰쌉쌀한 한 해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달곰이 3이면 쌉쌀이 5구골 7억 3천이었는데요. 여러모로 많은 가르침을 몰아 얻은 한 해였습니다. 머지않은 다음 대선 투표는 신중히 해야겠습니다.

저는 여유있게 바쁜 연말을 보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으로 블로그 글을 씁니다. 생각해보면 매 해 연말은 늘 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유난히 센치해지네요. 마치 권정열.

플레이리스트에 제법 곡이 많습니다. 글이 그만큼 길지 않을 듯 하니 플리 제목을 눌러서 직접 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6일까지

멀티이펙터입니다

기타 연습했습니다. 연말 막바지에 있을 고등학교 밴드 합주를 준비하며 네 곡 정도 쟤가쟝 하다보니 시간이 제법 빨리 가더라고요. 그 부분은 이상하리만치 밤낮이 바뀐 탓에 새벽 다섯 시까지 쌩쌩하다 낮에는 잠을 열심히 잔 탓도 적지 않지만, 여하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합주할 생각에 기분이 들뜨는 1분기였습니다. + 공연 영상은 내년 초에 올라올 듯 합니다. 기다리셈.

14일까지

도 기타 연습했습니다. 다만 오랜 중학교 친구들과 서울에서 만남을 가졌네요. 친구들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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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각성

못 본 새에 다들 깊은 고민이 하나둘씩 있더라고요. 지구온난화, 경제 위기 등에 버금가는 거대담론(동아리 운영, 연애, etc)들을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 받으며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두근두근나른나른한 하루였습니다.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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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카페도 웨이팅을 해요?

크리스마스에는 혼자 홍대 신촌 등지를 돌아다녀봤습니다. 앨범도 사고, 커피도 마시고 이리저리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하나도 재미없었어요. 찾으려는 앨범은 통 보이질 않아서 케이팝 전문 레코드샵에서 겨우 찾았고, 들렀던 만화카페는 난생 처음 만석에, 저녁 먹으러 미리 찾아둔 음식점은 거리가 멀어 겨우 걸어 땀질질 흘려가며 기다리는 와중 벽에는 오손도손 연인들이 오간 흔적이 가득하고, 배차간격 30분 시내버스 기다리며 겨우 타고, 집은 어둡고, 자려고 누우니 별 우울한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다음 해에는 더 나아지길 기도하며 침착맨 유튜브 들으며 코 잤습니다.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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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밴드부 친구들과 모여 오랜만에 합주를 했습니다. 그간 각자 삶에 치이느라 만나기는 커녕 연락도 주고받기 어려웠던(내기준) 친구들을 근 일 년 만에 다시 보니 짱 반가웠습니다. 그간 기타 실력이 팍팍! 늘었다면 좋았을텐데 역시 한 두 개월은 무리였던 것 같네요. 방구석에 박혀있을 때엔 그 반주의 기타 리프 하며 막바지의 솔로잉까지 잘 연주했었는데 막상 일어서서 연주해보니 실수가 잦아 아쉬웠습니다. 합주실에 머무르는 8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를 만큼 즐거웠네요. 뒷풀이를 끝내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2024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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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보다 새 사진이 더 많

마음 편히 즐겁지 못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학원에서 홀로 입시에 시달리고, 연말에는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과 짧은 만남을 가지면서 내내 『존 말코비치 되기』 마지막 장면처럼 붕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수중에는 돈도 얼마 없고, 알바를 구하기도 어려워서 비겁하게 친구들과 몇 만남을 고사하기도 했네요. 누가 지나가며 던진 말에도 상처받고 수 천 번 의심하는 버릇이 저 모르게 생겨 연말에는 째째한 태도가 마음 속에 굳게 자리잡은 것 같았습니다. 사소한 일로 부모님과도 몇 번을 다퉜는지 몰라요.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마구 쌓이니 한 해 내내 더부룩한 속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아보니 이 기분이 전부 소속감을 느낄 일이 없어서 생기는 거래요. 진짜 레알로다가 혼자라 외로운 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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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간 카페

하지만 마냥 부정적이기만한 한 해는 아니었습니다. 좋아하는 락 밴드가 잔뜩 생겼어요. 여전히 제 생일 챙겨주고, 응원도 겸해주고, 연락도 해주고, 술도 마셔주는 친구들이 있죠. 처음으로 밤 산책을 나가봤고, 무엇보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어요.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천길을 따라 먼 곳을 다녔을 때 기분이 아직도 좋은 두근거림으로 남아있네요. 아 사이클 선수할까

여하튼, 올 한 해 안좋은 마음들은 여기 그대로 두고 2025년에는 더 행복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새해 복 많이 받겠습니다.